우리는 정말 제품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날이면 날마다 최신제품이며 최신기기들이 넘쳐나는 세상이죠. 굉장히 편리함을 주기도 하고 또 그런 기기나 기술들로 우리가 느껴보지 못했던 세상을 열어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수많은 제품들이 과연 우리를 위한 제품일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단편적인 예를 들자면 홈페이지를 만드는 일에 빗대면 어떨까요. 홈페이지를 만들다보면 초기 화면에 굉장히 신경쓰게 됩니다. ‘음.. 처음에는 이미지를 배치하고, 그 다음에는 뉴스, 그 다음에는 리뷰가 나와야지.. 아, 갤러리도 추가되어야 하지 않겠어?’ 스스로 이것저것 평가를 내려가며 홈페이지가 알차게 보이게 하기 위해 애쓰죠. 그러나 막상 만들다 보면 ‘도대체 누굴 위해 이런걸 넣어야 하지?’라는 자괴감이 들게 되는 때가 있습니다. 그쯤되면 넣었던 배치요소들을 다시 빼고 옮기고 사투를 벌이게 되죠. 하지만 정작 컨텐츠에 대한 효용가치나 혹은 사용자가 쉽게 볼 수 있는 법, 그리고 편리하게 이용하는 법은 간과하게 됩니다. 답은 없고, 길은 어두운 형국입니다. 하지만 노력과 정력은 계속 투입되게 되고 시간도 흘러 런칭시기가 다가옵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 고만고만한 홈페이지가 나오게 되고, 소비자들에게는 식상한 느낌을 주게 되죠.
제품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자신이 필요에 의해 만든 제품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대다수가 엔지니어 혹은 디자이너에 의해 제작되죠. 그렇게 엔지니어와 디자이너의 마인드만 가지고 스펙과 마케팅에 의존한 기술집약적, 기능집약적 제품을 제작하다보면 때론 꼭 필요한 기능이 빠지거나 혹은 필요 없는 기능이 들어가 가격만 상승시키거나 복잡하게 만드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최근에는 프로슈머다 뭐다 해서 제품개발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 몇몇의 프로슈머가 도움은 되겠지만 해결책이 되기는 힘듭니다. 저도 제품 개발에 참여를 종종 해봤지만 그 역시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명확한 것은 안하는 것 보다는 낫다는 점이라는 것이지만요. 그래서 이렇게 출시된 제품들은 겉은 참 멋지고 번지르르 하지만, 막상 속을 보면 왠지 바람이 들었다든가 멍이 들었다든가 해서 만족도가 떨어지는 일이 생기게 됩니다.
제가 생각할때의 좋은 제품은 소비자의 간지러운 곳을 잘 긁어주는 제품이 진정한 명품이자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됩니다. 꼭 필요한 곳에서 클릭했을 때 푱~ 하고 튀어나와주는 기능이라든지, 매번 길이가 짧아서 불편했던 지팡이를 툭 내리쳤더니 갑자기 2배로 길어지는 안테나형 지팡이였다든지 말입니다. 이처럼 드라마틱한 연출이 되면 금상첨화겠지만, 적어도 그 기능을 다 활용할 수 있고 또 응용할 수 있도록 제조사는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가 뭐라든 말든, 난 요기에 뉴스를 넣을거고, 요기에 갤러리를 넣을거다.’ 라는 고집은 결코 소비자들에게 득이 되지 않으니까요.
저를 포함해 IT제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왜 애플의 이벤트와 제품에 목을 메는지,
왜 애플제품을 써보면 그 편리함에 사뭇 편안함까지 느끼게 되는지...
그 이유를 아직도 제조사들은 모르나봅니다.
모든 IT분야에 있어서 감성과 혁신, 그리고 변화가 필요한 시기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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